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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패션디자이너가 지키는 원칙 3가지

by pattern2025 2025. 4. 18.

지속가능한 디자인은 단순히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을 넘어, 지구와 인간의 삶을 함께 고려하는 창의적인 실천입니다. 특히 친환경 패션디자이너는 디자인을 통해 사회적, 환경적 책임을 수행하며, 옷 한 벌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모든 과정에 윤리적 기준을 적용합니다. 이 글을 작성하며 디자이너는 단순히 멋을 내는 옷을 만드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고,  이 글에서는 친환경 디자이너가 지켜야 할 세 가지 핵심 원칙인 윤리적 책임, 지속가능한 원단 사용, 낭비 없는 생산 시스템을 중심으로, 각 항목이 어떤 방식으로 실현되는지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친환경 패션디자이너가 지키는 원칙 3가지

 

1. 윤리적 가치: 사람과 지구를 위한 책임

친환경 디자이너가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디자인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윤리적 책임입니다. 이 원칙은 단순한 이념이 아니라, 실제로 생산 전반에 걸쳐 구체적인 방식으로 실현되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는 공정무역(Fair Trade), 인권 존중, 동물권 보호, 지역사회 연계 생산 등이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피플 트리(People Tree)는 개발도상국 여성 장인과 직접 계약을 체결하고, 그들에게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는 구조를 유지해왔습니다. 이는 단순한 의류 제작을 넘어, 소외 계층의 경제 자립을 돕고 장기적인 커뮤니티 성장을 유도하는 윤리적 접근입니다. 이처럼 옷을 ‘누가 만들었는가’에 주목하는 브랜드는 생산자의 노동 환경까지 디자인의 일부로 간주합니다.

또 다른 윤리적 실천 사례는 스텔라 맥카트니(Stella McCartney)의 브랜드 운영입니다. 그녀는 2001년 브랜드 설립 초기부터 동물성 소재를 완전히 배제하고, 비건 가죽, 재생 섬유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이며 “패션은 생명을 해치지 않아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왔습니다.

최근에는 패션 교육 기관에서도 이 같은 윤리적 감수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디자인 전공 커리큘럼에 윤리적 디자인, 지속가능 경영 등의 과목이 포함되며 실무와 학문적 기반 모두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디자이너 지망생들은 단순한 기술력보다 ‘가치 중심 사고’를 갖추는 것이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2. 지속가능한 원단 선택: 환경을 생각하는 소재

두 번째로 중요한 원칙은 바로 지속가능한 소재의 사용입니다. 옷의 절반은 '디자인', 나머지 절반은 '소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어떤 원단을 쓰느냐에 따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극명하게 달라집니다.

대부분의 일반 의류는 합성섬유(폴리에스터, 나일론 등)로 만들어지며, 이는 석유 기반 소재로 수백 년간 분해되지 않습니다. 반면 친환경 디자이너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가진 원단을 우선 고려합니다:

  • 자연 유래: 오가닉 코튼, 리넨, 헴프 등 화학 처리를 최소화하고 재배 과정에서도 친환경인 섬유
  • 생분해성: 사용 후 토양에서 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원단
  • 재활용: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폐의류, 폐페트병을 가공해 만든 재생 섬유
  • 업사이클링: 폐기 자재를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고부가가치 방식

예시로 래코드(RE;CODE)는 자동차의 폐에어백, 버려진 군복 등을 해체해 전혀 다른 스타일의 옷으로 재탄생시키는 브랜드입니다. 이들은 소재의 결함이나 흔적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그 자체를 '디자인 포인트'로 활용합니다. 이를 통해 ‘버려질 뻔한 것’이 예술이 되고, 소비자는 '가치 있는 소비'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각광받는 친환경 섬유로는 텐셀(Tencel)바이오섬유(예: 오렌지 껍질 섬유, 해조류 원단) 등이 있습니다. 이 소재들은 자연에서 얻되 생산 과정의 물 사용량이 적고, 염색 없이도 본연의 색을 살릴 수 있어 화학 오염도 줄일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원단을 선택할 때는 단순히 ‘예쁘다’가 아니라, 그것이 자연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생산자는 어떤 환경에서 그것을 만들었는지를 함께 고려해야 하며, 이것이 지속가능 패션의 핵심 가치입니다.

 

3. 지속가능한 생산 시스템: 낭비 없는 설계

마지막 원칙은 낭비를 최소화하는 생산 시스템입니다. 아무리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더라도 제작 과정에서 과도한 자원 낭비와 폐기물이 발생한다면 지속가능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패턴 설계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설계 방식은 원단의 낭비를 줄이기 위해, 패턴을 직사각형, 정사각형 등 정형화된 도형으로 구성하거나, 하나의 천 조각 안에 모든 패턴이 들어가게끔 설계합니다. 이러한 디자인은 단순히 ‘절약’이 아니라, 설계 단계부터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고차원적 창의력의 결과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3D 패션 설계 툴을 활용하여, 샘플 의류를 실제로 제작하기 전에 가상으로 구현해보고 수정할 수 있습니다. CLO 3D, Marvelous Designer, Browzwear 등이 대표적인 도구로, 의류 제작 전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사전에 줄이고, 수십 번의 샘플 제작으로 인한 자원 낭비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온디맨드(On-Demand) 생산 방식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는 수요 기반 제작 시스템으로, 소비자가 주문하면 그때 제작하는 방식입니다. 이 시스템은 재고를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자원의 사용을 줄이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이 밖에도 로컬 생산은 탄소 배출 감소에 크게 기여합니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아시아, 남미 등지에 생산을 외주하는 대신, 본사 인근에서 제품을 제작하면 운송 중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로컬 장인들과의 협업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사회적 가치도 함께 창출합니다.

 

결론

친환경 패션디자이너는 단지 새로운 스타일을 만드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들은 옷 한 벌의 시작부터 끝까지, 즉 윤리적 제작, 친환경 소재 선택, 지속가능한 생산 과정까지 모든 단계에 철학과 책임을 담아내는 의식 있는 창작자입니다. 우리가 그들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단순히 옷을 사는 것이 아니라 그 철학과 가치를 함께 지지하는 행위입니다. 당신의 다음 옷 선택이 지구를 위한 작지만 의미 있는 실천이 되길 바랍니다.